장일환 시집 ‘카톡 통신 3·카톡 통신 4’ 동시 출간
일상 속 메시지, 시가 되어 흐르고
긍정의 시선으로 세상을 밝히다
[kbn연합방송=김진영 기자] 도서출판 SUN은 장일환 시인의 신작 시집 ‘카톡 통신 3’과 ‘카톡 통신 4’를 6월 27일 동시 출간한다. ‘카톡 통신’이라는 독특한 제목처럼 일상에서 건져 올린 감정과 풍경을 문자처럼 짧고 간결하게, 그러나 시처럼 깊고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집이다.
‘카톡 통신 3’은 사랑과 계절, 삶의 쓸쓸함과 따뜻함이 뒤섞인 시적 일기를 연상케 한다. ‘외로워서가 아니라 대화할 상대가 없어서 비를 맞는다’는 고백은 현대인의 감정 풍경을 예리하게 건드리며, ‘카톡 통신’ 시리즈만의 독특한 감성과 철학을 보여준다. 시인은 “사랑은 표시 내지 않게 마음으로 응원하는 불문율”이라 말하며, 수많은 ‘사소하지만 확실한 감정’들에 대해 시로 답한다.
‘카톡 통신 4’는 더욱 다채로운 시적 실험과 철학적 시선을 담고 있다. 사랑을 정치에 비유하거나 ‘사랑 = -1’이라는 역설적 수식을 통해 인간 감정의 본질을 사유하며, ‘사랑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믿는 것’이라 말한다. 계절을 닮은 시어가 어우러져 읽는 이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
장일환 시인은 ‘책머리에’에서 “시 작업은 끊임없는 자기 수련의 모습과 같다”며 앞으로 10집까지의 계획을 밝혔다. 일상에서 출발해 보편의 감정으로 확장되는 그의 시는 디지털 시대에도 시가 왜 필요한지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두 권 모두 1부부터 5부까지 구성돼 있으며, 시인의 감정이 계절처럼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독자 또한 자신만의 풍경을 발견하게 된다. 카카오톡의 말투처럼 친근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이 있다. 누구나의 하루 끝에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시집으로 추천할 만하다.
◇ 책 속으로
너를 처음 만나고 돌아올 때
가을과 겨울 사이에
계절이 하나 더 있었으면 하고 빌었다
그리고 인생이 짧음을
처음으로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네가 식물의 한 종이라면
내가 식물이 될 수도 있음을
가슴속의 순수에게 속삭였다
하늘은 당신을 닮아 더욱 맑고
당신은 하늘을 닮아
더 깊고 푸른 미소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
내가 다시 사랑을 하게 된다면
지금 이 순간일까
얼마나 긴장했으면 새들은 입을 가렸고
바람은 시들대다가 내 앞에서 멈췄다
너를 처음 만난 날
새벽하늘엔 서슬 퍼런 하현이
그때까지도 지지 않고 있었다
- ‘카톡통신 3’ 중 ‘너를 처음 만난 날’ 전문
꽃이 된 진달래
이제야 피기 시작한 철쭉
엊그제
살아보겠다고 내뺀 마누라
아직도 뭐가 그토록 아쉬워
질듯하면서도 지지 않는 벚꽃
하지만 하지만
사월의 꽃은 동강할미꽃이지
늙어서야 꽃을 피우는 할미꽃이지
이제야 서로 알아본 슬픈 할미꽃
- ‘카톡통신 4’ 중 ‘사월이 피운 꽃’ 전문
◇ 저자 소개
1957년 충북 제천 출생. 투비링크 회장. 시집 ‘카톡통신’, ‘카톡통신 2’, ‘카톡통신 3’, ‘카톡통신 4’
kimjy4385@ikb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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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